“여성 이사가 많으면 회의가 오래 걸린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사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아지면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JOC 내 여성 이사 비율을 20%에서 40% 이상으로 높이자는 제안을 두고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
모리 위원장은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해서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다른 사람도 말하려고 하고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며 “여성 이사를 늘릴 경우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모리 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지만 일본 주요 언론은 사설을 통해 올림픽을 이끄는 수장의 인식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조직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IOC 대변인은 아사히신문 측에 이메일로 “모리 위원장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며 “IOC는 이 문제는 종료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모리 위원장의 이 같은 대응은 안팎에서 파문을 낳고 있다.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여론조사에서도 약 80%가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조직위 간부)는 분위기다. 조직위원회 한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엠블렘 표절 문제, 1년 연기 등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위기”라고 지적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