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빨간펜 쫙~, 5초 만에 내 스윙 완전 분석

인공지능 골프 레슨 '골프 픽스' 눈길…클럽 추천도
서울대 컴공 석사들 뭉쳐 알고리즘·딥 러닝 매일 개발
이용근 대표 “초보 악순환 AI가 끊을 수 있어”

이용근 골프 픽스 대표.

골프 레슨도 인공지능(AI) 시대다. AI 기반 골프 분석·레슨 애플리케이션(앱)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스포츠 전체 카테고리에서 인기 앱 2위에 오르는 등 인기 몰이 중이다.


이 무료 앱의 이름은 ‘골프 픽스’. 휴대폰으로 스윙 동영상을 찍으면 단 5초 만에 ‘AI 코치’로부터 실시간 피드백이 제공된다. 문제점이 포착된 동작에 색색의 선이 그어지면서 ‘다운 스윙 때 척추 각이 유지되지 않는다’ ‘백스윙 톱에서 상체가 일어난다’ 등의 구체적인 진단이 나오는 식이다. 총 49가지 진단별로 맞춤형 유튜브 레슨을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이상적인 클럽 스펙까지 제공한다.


골프 픽스는 서울대 대학원 컴퓨터공학부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사무실은 AI 관련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서울 양재 R&CD 혁신 허브 내에 있고, 총 12명의 직원 중 8~9명이 개발자일 정도로 순수 국내 기술로 승부를 거는 기업이다. 최근 만난 이용근(34) 골프 픽스 대표는 “영상으로 AI 분석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평소 좋아하는 스포츠에 AI 기술을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고정된 환경에서 정면·측면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하기에 가장 좋은 종목이 골프였다”고 설명했다.



골프 픽스 앱 화면.

14건의 특허를 출원한 이 앱의 타깃은 90~110타를 치는 초·중급자다. 이 대표도 ‘백돌이’라 독학 골퍼의 악순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초심자들 중 상당수가 ‘내 스윙의 문제점이 뭐지’로 출발해서 동영상 레슨을 찾아보다가 ‘내가 제대로 연습하고 있나’ 라는 의문이 다시 들어 출발선으로 가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것을 여러 리서치를 통해 알게 됐어요.” 이 대표는 “관절과 클럽 움직임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AI가 이 사이클을 깨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알고리즘과 딥 러닝을 매일 개발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주기도 2~3주로 짧다. 최근에는 미리 찍은 스윙 영상으로도 진단 받을 수 있는 불러오기 기능을 추가했다. 공을 치지 않는 빈 스윙도 진단해주고 꼭 클럽을 들지 않아도 돼 ‘집콕족’도 즐길 수 있다.


올여름 아이폰용 버전 출시를 앞두고 타이거 우즈 등 유명 선수의 스윙을 똑같이 따라할 수 있는 기능, 개성 있는 스윙이 굳어진 골퍼들을 위해 원하는 특정 동작만 심화 분석해주는 ‘독학 모드’ 기능도 준비 중이다. 유료 전환 계획은 아직 없다는 이 대표는 “레슨 영상 자체 제작이나 시뮬레이터 업체와의 협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협의 중이며 미국 진출도 계획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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