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역 당국이 현재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5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품귀 현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 만큼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배제했던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 해 8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지만 그동안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일 국제 의학 전문지 ‘랜싯’에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 91.6%의 효과를 나타냈다는 결과가 공개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은경(사진) 질병관리청장은 8일 열린 질병청 예방접종추진단 ‘시민 참여형 특별 브리핑’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련해서는 변이 바이러스라거나 공급의 이슈 등의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 백신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백신 4종(5,600만 명분)에 대한 도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기존 백신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2,000만 명분을 받기로 돼 있는 노바백스 백신은 계약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백신 공급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은 오는 24일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출하해 국내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75만 명분의 이 백신은 전국 2,000여곳의 요양병원과 보건소에 배송돼 접종할 예정이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해외에서 활동하는)기업인들에게 접종이 필요하면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수출 또는 무역을 하는 기업인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