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9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과 전문성 부족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황 후보자는 야당 의원이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부정하면서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월 생활비 60만 원’ 논란을 두고 “실제 생활비가 약 300만 원 정도”라고 해명했다. 앞서 황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지난 2019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따르면 3인 가족의 한 해 지출액이 720만 원에 불과해 12개월로 환산할 경우 매달 60만 원으로 생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황 후보자는 카드 결제 내역만 포함된 것인 만큼 실제로는 급여와 통장 예금액으로 생활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그러면 통장 예금액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2018년 이후 예금액이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하자 더 이상 해명하지 못했다. 또 황 후보자는 가족 명의 계좌가 46개에 달하는 데 대한 지적이 나오자 “대부분 소액 계좌로 정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황 후보자가 2017년 담당 지도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를 그대로 번역해 박사 논문으로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국민 혈세,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이용해서 2,000만 원을 들여 개인 논문을 작성했다”며 “편법도 아니고 심대한 불법행위”라고 질타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출처도 안 밝히고 외국 논문 사이트 그대로 옮겼다. 이런 논문은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표절률은 25%를 넘어야 하는데 나는 5% 미만”이라며 “내가 쓴 논문이 맞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황 후보자가 공교육 중심의 교육 평준화를 주장해온 만큼 자녀가 자사고·외국인학교를 다닌 데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 후보자는 “자사고·특목고가 목적 취지대로 하지 않고 서열화하는 데 반대한다”면서도 딸의 자사고 입학 과정에 대해 “잘 몰랐다”고 답했다. 딸이 스스로 외국인학교 진학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자사고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황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 활동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고 김 의원은 “대표 발의한 법안 67건 가운데 문체부 소관 법안은 단 한 건. 문체부에 관심도 없어 보인다”고 몰아세웠다. 황 후보자는 “직책만 없다 뿐이지 활동은 미력하게나마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 후보자는 이날 20대 국회에서 본회의에 불출석하고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을 간 데 대해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처사”라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에서도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행을 좋아해도 본회의를 불참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휴가 사유를 병가라고 한 것도 직원 실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네 번씩이나 이런 실수를 하느냐”고 질책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