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반려견 치매치료제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품목 승인을 받았다.
경기 용인에 있는 (주)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로 개발해온 ‘크리스데살라진(상품명 제다큐어 츄어블정)’이 농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반려견 치매 치료제의 국내 동물의약품 품목허가는 국내 최초다.
지엔티파마는 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크리스데살라진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뇌신경세포 사멸및 아밀로이드 플라크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표적약물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모델에서 크리스데살라진을 투여하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이 입증됐다. 최근 3차원 알츠하이머 세포배양모델에서 크리스데살라진은 신경세포의 사멸과 타우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결과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해 가족을 못 알아보고, 장소와 위치 기억을 못 하고, 밤에 잠을 못 이루며 배변 실수가 잦아지는 증상을 보인다. 9 살 이상 반려견 가운데 22.5%가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엔티파마는 치매에 걸린 반려견 48마리를 대상으로 크리스데살라진이 효과가 있는지 4~8주간 허가용 임상을 진행한 결과 인지기능이 크게 개선되고 치료효과도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N동물의료센터, 대구 동물메디컬센터, 해마루 동물병원, 헬릭스 동물메티컬센터, VIP 동물의료센터에서 진행했다.
인지기능장애 평가(CCDR)에서 4주와 8주간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평가(CCDR)지수(0~80점에서 50점 이상이면 인지기능장애)는 60.7과 65.0으로 나타나 투약전과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저용량 크리스데살라진(5mg/kg)을 투여한 반려견의 지수는 각각 43과 42.1로 인지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고용량(10mg/kg)을 투여한 반려견도 약효는 비슷했다. 투약을 종료하고 4주간 관찰한 결과 인지기능개선 효과는 유지됐으며 특이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상총괄책임자인 윤화영 서울대 수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는 “반려견 노령화 시대에서 제다큐어는 노령견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아주 ‘착한’ 의약품”이라며 “제다큐어는 임상시험에서 충분히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블록버스터급 반려동물용 신약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로는 1999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셀레길린이 유일하다.
셀레길린에 이어 22년만에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 신약으로 승인받은 크리스데살라진은 손상된 기억력·사회성·일상활동을 개선하는 효과가 유의적으로 입증됐다. 이에 따른 반려견 가족과 수의학계의 큰 시선을 끌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크리스데살라진의 품목 허가가 승인됨에 따라 전 세계 반려견 치매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이사(연세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인지기능장애를 앓고 있는 반려견의 기억과 일상활동을 개선시키는 크리스데살라진이 신약으로 승인되어 반려견과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지난해 크리스데살라진의 동물용 의약품에 대한 미국 및 PCT 국제특허출원을 완료했고,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제약회사와 전 세계 판매를 위한 협의를 8개월에 걸쳐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어 올 해에는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