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증상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5주 동안 치료용 컴퓨터 게임을 하게 했더니 ‘우울증상 점수’가 평균 3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신민섭 교수팀이 우울 증상이 있는 청소년 50명을 반씩 치료용 컴퓨터 게임 참여군과 미참여군으로 나눠 사전·사후 설문검사를 하고 우울증상 점수(PHQ-9 척도)를 비교한 결과다.
게임 참여군은 5주 동안 10회(주 2회)에 걸쳐 우울감 극복하기, 친구 사귀는 법, 학습능력 증진 훈련을 할 수 있는 인지행동 치료용 게임(행복누리 프로그램)을 했다. 게임 참여군은 우울감이 줄고 주의력, 삶의 질, 자존감이 향상됐다. 우울증상 점수도 평균 37% 감소했다.
신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꺼리는 청소년들이 컴퓨터 기반 치료 프로그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우울한 청소년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이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대면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도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고”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25%는 우울감을 경험했으며 34%는 학업문제, 가족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또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반면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컴퓨터·스마트폰 게임을 활용한 인지행동 치료 시스템을 청소년의 우울증상 완화, 우울장애 예방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지행동 치료는 ▷자신과 타인, 세상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역기능적 신념을 찾아내 합리적이고 대안적인 생각과 신념으로 바꾸도록 돕는 인지치료 ▷즐거움을 주는 활동 증가시키기, 주간활동 계획표 등을 통해 행동 활성화, 적응적인 대처행동과 사회기술 훈련 등 행동치료로 구성돼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