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가 설 연휴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확보해야 대통령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호남 민심 구애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전공대 건립 부지를 현장 방문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호남 방문이다. 한전공대 건립은 나주 지역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한전공대 특별법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한다는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11일에도 전남 순천에 있는 여순항쟁위렵탑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이날 숨가쁜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광주시청에서 주재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이후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 참가한 뒤 광주 서구 양동 재래시장, 전남 함평 광주형 일자리 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를 넘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발전상을 제시하고 국가 경제 혁신의 단초를 이룰 것”이라고 광주 민심에 호소했다.
이들의 설 연휴 호남행은 내년 대선을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남도지사 출신의 이 대표는 지난해 총선 이후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제안한 이후 민심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호남에서 이 지사 지지율이 이 대표를 뛰어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은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이 대표가 설 연휴 방문지로 호남을 택한 것도 흔들리는 ‘집토끼’를 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 총리의 광주 방문 역시 대권 일정에 맞춘 ‘텃밭 공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 측에서는 오는 4월 보궐선거 직후 정 총리가 대권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대권 후보로 분류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지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 총리 역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전북·호남 민심을 잡고 대선 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 지사는 광주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정책 구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연휴 기간 외부 활동은 자제하고 코로나19 대응 상황 등을 챙기고 자신의 ‘기본 시리즈(기본소득·주택·대출)’ 정책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는 지난 달 28일 비공개로 5·18 국립 묘지를 방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