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머크와 릿지백바이오가 2·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먹는 항바이러스제 MK-4482(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델 생쥐에 이식한 ‘인간 폐조직’ 내 바이러스 역가를 10만분의1 밑으로 떨어뜨리는 효능을 보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MK-4482의 항바이러스 효능 등을 유명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후보물질 MK-4482, 우수한 예방·치료 잠재력 보여줘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델 생쥐에 이식한 인간 폐 조직에서는 상피세포와 기도 섬포세포를 중심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염증반응이 일어났다. I형 인터페론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케모카인 반응으로 폐포(허파꽈리)는 심각하게 손상됐다.
하지만 MK-4482를 감염 후 또는 감염 전 투여하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 폐 조직 내 복제·감염과 폐 손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치료·예방 효과를 보였다.
바이러스에 노출된지 24시간 뒤부터 12시간 간격으로 MK-4482를 투여했더니 48시간 뒤 인간 폐 조직에서 감염성 입자 수가 2만5,000분의1 미만으로, 바이러스 역가가 10만분의1 미만으로 감소했다. 또 바이러스 노출 48시간 뒤부터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했더니 바이러스 역가가 96%까지 떨어졌다. 코로나바이러스 노출 12시간 전부터 12시간 간격으로 MK-4482을 투여한 경우에도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의 J. 빅터 가르시아 교수는 “MK-4482가 코로나19에 우수한 예방·치료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MK-4482에 대한 초기 임상 효능 결과는 1분기 중 나올 예정이다.
◇사망률 50% 이상 낮추는 MK-7110, 3월 3상 결과 발표
연구팀은 또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폐 모델 생쥐의 사람 폐 조직에 곧바로 전염되고 복제·증식이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리사 E. 그라린스키 교수는 “모델 생쥐에 이식한 인간 폐 조직에서 내인성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의 효율적 복제가 이뤄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머크는 또 다른 코로나19 치료제 MK-7110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1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MK-7110은 재조합 융합단백질 약물인데 이를 개발한 온코이뮨을 머크가 지난해 말 인수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임상 3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중등증·중증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사망률 또는 호흡부전 발생률을 50% 이상 낮추는 효능을 보였다. 머크는 지난 12월 미국 정부와 MK-7110 공급계약을 맺었다.
머크는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MSD란 회사 이름을 쓴다. 코로나19 백신 분야에서는 효능 문제로 중도에 개발을 포기했지만 치료제 분야에서는 적극적 벤처 인수·제휴를 통해 앞서가고 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