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신상태로는 경제 개선 못해”… 北김정은 질타에 간부들 자아비판

내각 부총리 "무거운 책임 뼈저리게 새겨"
김정은 전원회의서 경제부장 한달만 교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내각 간부들이 곧바로 책임을 인정하고 자아비판을 내놓았다.


양승호 내각 부총리는 13일 노동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올해 전투 목표를 당 제8차 대회의 사상과 정신에 입각하여 발전 지향성 있게 세우지 못한 근본 원인은 우리 경제지도 일꾼들이 보신주의·패배주의적 관점을 송두리째 뿌리 빼지 못하고 아직도 어려운 조건과 환경에 포로가 되어 있는데 있다"고 반성했다. 양 부총리는 "이런 사상·정신상태로는 나라의 경제사업을 혁신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없으며 당과 인민 앞에 지닌 무거운 책임을 언제 가도 다할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금 뼈저리게 새겨 안았다"며 "전원회의 정신을 뼈에 새기고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한 사업에서 맡은 책무를 다하기 위해 배가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반성했다. 그는 또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모든 것과 결별하고 경제 전반에 대한 통일적인 지도와 전략적 관리를 혁명적으로 해나가겠다"며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기업체들의 생산물을 중앙집권적으로,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생산소비적 연계를 맺어주는 사업을 박력 있게 내밀어 경제 전반이 원활하게, 활기차게 움직이도록 경제사업과 방법을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충걸 금속공업상은 "총비서동지의 보고를 청취하면서 우리 부문의 사업을 자책 속에 돌이켜봤다"며 "나라의 중임을 맡은 일꾼으로서 금속공업을 경제발전의 중심고리로 정해준 당의 의도를 깊이 명심하고 실질적인 변혁을 가져오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마종선 화학공업상도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목표를 세우면서 우리는 소극적인 사고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러저러한 조건과 환경을 운운하면서 작전을 통이 크게 펼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 전투목표를 기어이 수행하기 위한 작전안을 과학적인 타산에 기초하여 구체적으로 세우며 그 실현을 위해 분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을 통해 "모든 일꾼들은 오늘의 하루하루를 통하여 자신들의 당성, 혁명성, 인민성이 검증되고 평가된다는 비상한 자각을 안고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11일 당 대회 한 달 만에 전원회의를 소집해 내각의 경제계획안을 비판했다. 당 경제부장도 임명 한 달 만에 교체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계획은 현실 가능성도 없이 높여 놓고 어떤 부문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도 계획을 낮추는 폐단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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