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업은 증권사 영업익 8조 육박...1년새 37% 증가

작년 국내 주요 20개사 이익 7.8조로 급증
미래에셋대우 1.1조 최대 실적 고공행진
연 5,000억 이익 낸 곳도 6곳에 달해
증권사, 은행권 이익의 70%까지 높아져

지난 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동학개미’ 붐에 힘입어 국내 주요 2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이 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 등 국내 20개 증권사(2020년 9월말 자기자본순)의 지난해 1년간 영업이익은 총 7조8,474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5조9,608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5조7,405억원)보다 36.7%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년(4조7,623억원)보다 25.1% 늘었다. 국내 증권사는 총 36개(해외증권사 지점 제외)로, 이들 20개 증권사의 실적이 업계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래에셋대우(1조1,047억원)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것을 비롯해 메리츠증권(008560)(8,279억원), NH투자증권(7,872억원), 한국투자증권(7,620억원), 삼성증권(6,793억원) 등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증권사도 6곳에 달했다.


20곳 가운데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을 뿐 다른 18개 증권사의 실적은 증가했다. 신영증권(159.7%), 대신증권(149.7%), 키움증권(101.6%), 이베스트투자증권(117.9%) 등 4곳은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주요 은행들과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지난해 1년간 총 영업이익은 전년(10조9,660억원)보다 0.4% 줄어든 10조9,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 대비 2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에는 절반 수준(52.4%)에 그쳤으나 2020년(71.8%)에는 70%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비해 넘쳐나는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은행권을 이탈해 주식시장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두 업계간 실적 격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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