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외부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하반기 상장(IPO)을 본격화한다. 쿠팡의 뉴욕증시 입성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이커머스 업체의 몸값 재평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티몬도 수혜를 볼지 주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총 3,050억 원의 투자금 유치를 끝냈다. 투자자들은 이달 18일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투자자 별로는 풍성그룹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피에스얼라이언스(PSA)가 1,800억 원, 외국계 펀드가 750억 원을 낸다. 기존 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엥커에쿼티파트너스가 800억 원을 맡았다. 새로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이 회사가 발행하는 EB를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이 SPC에 내는 금액은 3,350억 원이지만 각종 비용을 제외, 유상증자를 통해 티몬에 실제로 수혈되는 금액은 3,050억 원이다.
투자 유치액은 당초 알려진 4,000억 원보다는 적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상장을 위해 조달해야 한다고 제시했던 금액은 넘어섰다. 이에 따라 하반기 코스닥 테슬라 상장 역시 계획대로 진행된다. 지난해 4월 거래소는 티몬이 상장을 위해 자본잠식을 일부 해소할 것을 권고했다. 2019년 말 기준 티몬의 자본총계는 -5,506억 원이다. 티몬은 3,000억 원의 유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공모를 통해 3,000억 원을 마련, 자본 잠식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티몬은 2010년 할인쿠폰을 무기로 내건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출발했다. 최근에는 분·초 단위로 할인 상품을 내놓는 특가 기획전 ‘타임 커머스’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쿠팡이 로켓 배송을 무기로 성장한 것처럼 독자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네이버 등 외부 플랫폼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유입되는 쇼핑몰들과 달리 외부 의존도가 낮고 충성고객이 많은 점도 강점이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치 재평가를 앞둔 상황도 호재다. 쿠팡은 이르면 3월 뉴욕증시(NYSE)에 상장을 추진 중인데 기업가치가 50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역시 매각가로 5조원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평가 자체가 달라진 만큼 티몬 역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