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가락 합쳐 5개 없는 존스 “남들과 다른 카드 가졌을 뿐, 이길 수 없는 카드 아냐”

女프로테니스 투어 단식 본선 생애 첫 승
핸디캡 극복하고 세계 44위 선수에 2 대 1

프란체스카 존스. /출처=국제테니스연맹(ITF)

존스의 손. /연합뉴스

양손 모두 손가락이 네 개씩이고 발가락도 온전치 않은 테니스 선수가 세계 랭킹 44위를 이겼다.


세계 랭킹 245위의 프란체스카 존스(21·영국)는 14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필립 아일랜드 트로피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정싸이싸이(44위·중국)를 2 대 1(6 대 2, 3 대 6, 6 대 2)로 이겼다. 생애 첫 WTA 투어 단식 본선 승리로 세계 100위 내 선수를 상대로 한 첫 승이기도 하다.


존스는 양 손가락이 네 개뿐이다. 발가락도 오른쪽이 세 개, 왼쪽 네 개인 채로 태어났다. 열 차례 넘게 수술을 받으며 테니스 선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존스는 듣지 않았다. 그는 최근 BBC 인터뷰에서 “그저 남들과 다른 카드로 카드 게임을 한다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조금 다른 카드일 뿐 이길 수 없는 카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안 된다’는 주변의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각오가 강해졌다”며 “(장애는) 나 자신과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어드밴티지로 느껴질 때가 많다”고도 했다.


지난달 호주 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진출하는 등 최근 두각을 드러내던 존스는 지난해 세계 34위까지 올랐던 정싸이싸이를 잡으면서 감격의 투어 대회 첫 승을 올렸다. 2회전 상대는 세계 56위인 파트리샤 마리아 티그(루마니아)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