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애주기 평가 도입 땐 하이브리드도 친환경 경쟁력"

[車 온실가스 규제 '과속']
■글로벌시장 새 규제 방안 검토
EU·中 등 부품 생산도 평가 추진
"전기차 중심의 정책만 고집하다
고효율 하이브리드시장 놓칠수도"

정부가 전기차 중심의 온실가스 관리 제도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자동차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자동차가 주행 중에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 전략을 정비하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 온실가스 관리 기준이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까지 포함하는 ‘생애주기(vehicle cycle)’ 평가 방안으로 바뀔 경우 자칫 고효율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펴낸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주요국들이 자동차 분야에 전 과정 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에 근거한 환경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는 연료 및 전기의 생산과 관련된 분야에 한정돼 있었으나 앞으로는 자동차 및 부품 생산·조립 과정도 규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환경 규제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만 측정했다면 LCA에서는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 과정에 드는 이산화탄소도 평가하는 식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오는 2023년까지 승용차 등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 EU 공통의 LCA 방법과 법제화와 같은 후속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중국도 2025년 이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LCA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자동차 산업에도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연구원은 자동차 분야에 LCA 방식의 규제가 적용되면 하이브리드차가 다시 한 번 조명받는 한편 친환경 가치 사슬의 중요성이 커지고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산업 활성화 등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기관은 생애 주기를 따졌을 때 하이브리드차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수준의 생애 주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가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도 2035년 신차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50%로 제시했고 일본은 2030년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을 30∼40%로 설정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등으로 재사용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호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LCA 규제가 친환경화라는 대세를 벗어나지는 않으나 전기자동차 중심의 정책·전략은 중단기 하이브리드차 시장 기회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