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깨운 대작…대작 빈자리 스크린은 겨울잠

◆희비 갈린 공연·영화 2월 대목
☞ 뮤지컬
명성황후·위키드 등 히트작 봇물
공연 매출 69억…1월의 두배 껑충
관객 간 띄어 앉기 완화도 한 몫
☞ 영화
  설 특수 70만명 관객…주말 수준
 '소울·귀멸…' 애니로 그나마 선방
  대작 부족…뚜렷한 회복 어려워



객석 띄어 앉기 완화에 설 연휴 특수가 맞물려 2월 공연 매출이 반등했다. 반면 극장가는 연휴 나흘 간 평소 주말 수준의 관객을 유지하는 데 그쳐 작년 말 크리스마스에 이어 이번에도 연휴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형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한 공연 시장과 달리 영화계는 애니메이션 두 편을 제외하면 관객을 유인할만한 대작 개봉이 없었다는 점이 매출 희비를 갈랐다.






‘명성황후’ 등 공연 돌입…기다려온 팬 ‘환호’




15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 현재까지 공연 매출은 69억 5,000만 원으로 1월(35억 5,000만 원) 한 달 총 매출의 약 두 배를 기록했다. 공연 매출은 지난해 12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올 1월까지 두 달 연속 50억 원을 밑돌았다. 공연장 내 객석은 두 칸씩 띄어 앉아야 한다는 2.5단계의 방역 지침에 따라 판매 가능 객석이 3분의 1 이하로 떨어지고, 일부 작품들은 공연을 잠정 중단하거나 개막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19년 7월 이후 최저치(2021년 1월)를 기록하며 악화 일로였던 매출은 지난달 31일 정부가 공연장 내 거리두기를 다소 완화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맞았다. ‘관객 간 두 칸 띄어 앉기’에서 ‘일행 간 두 칸 띄어 앉기’ 또는 ‘개인 간 한 칸 띄어 앉기’로 완화된 지침에 따라 판매 가능 좌석이 늘어나면서 개막을 연기했던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와 ‘명성황후’가 공연에 돌입하고, 잠정 중단 상태였던 ‘몬테크리스토’, ‘고스트’도 재개를 알렸다. 여기에 메가 히트 작품인 ‘위키드’, ‘캣츠’ 등 굵직한 작품들이 더해져 모처럼 티켓 예매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부터 수도권 내 거리 두기 단계가 2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2월 매출이 오랜만에 100억 원을 넘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단계에서는 ‘일행 간 한 칸 띄어 앉기’가 적용되고, 일행일 경우 최대 4연석 판매도 가능해진다. 현 예매 시스템상 동반자 인원수를 지정해 자동으로 좌석 띄어 앉기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각 제작사는 공연장별 객석 상황을 고려, 1~3인석을 나눠 티켓 예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예컨대 맨오브라만차는 전체 객석의 약 80%를 2인석으로, 나머지를 1인석과 3인석으로 배치해 2월 16일~3월 1일 공연 분에 대한 티켓 예매에 들어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여전히 미미한 규모”라면서도 “그래도 대형 작품이 속속 개막하고, 객석의 70%까지 티켓을 판매할 수 있게 돼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스틸컷.



극장가는 美日 애니메이션 덕에 주말 수준 유지




공연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는 것과 달리 눈에 띄는 대작 개봉이 없었던 영화관은 설 특수와 띄어 앉기 완화 효과를 그다지 누리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동안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총 70만7,16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으로는 17만6,790명으로, 이달 들어 주말 하루 관객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해 설 연휴 나흘 동안 한국 영화 '남산의 부장' 인기 등에 힘입어 누적 관객이 500만 명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14%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연휴 기간 박스 오피스 1위 작품은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이었다. 소울은 연휴 기간 27만3,095명을 동원해 지난 달 20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156만8,219명을 기록했다.


소울에 이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린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 편’이 국내에서도 연휴 기간 11만5,944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두 편이 그나마 전체 관객의 절반 이상을 끌어모은 셈이다.




반면 한국 영화는 몇몇 작품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장가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해전야’와 ‘아이’가 설 연휴를 노리고 지난 10일 개봉했지만 각각 누적 관객 13만1,337명, 2만4,346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달 개봉한 ‘세자매’는 연휴를 보낸 후에도 누적 관객 10만 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다음 달 초 ‘미나리’를 비롯해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 개봉하기 전까지는 코로나 19 방역 상황과 큰 관계 없이 뚜렷한 관객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극장가의 우울한 전망이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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