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기 위해서는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출간을 기념해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원자력은 매일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전만큼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전은 밤낮·계절에 구애되지 않을뿐더러 대규모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탄소를 배출하지도 않는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원전만큼 효율적인 에너지원은 없다는 게 다수 과학자들의 견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 재앙을 막기 위해 “2050년 탄소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대부분 없애고 원자력 발전 비중을 15% 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전체 발전량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 정부는 탈원전 정책 강행을 위해 월성 원전 1호기를 7,000억 원이나 들여 보수해놓고도 조기 폐쇄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등의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딴판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체 54기의 원전 가동을 중지했으나 최근 속속 재가동하고 있다. 중국은 가동 중인 원전이 48기이며 15기가 건설 중이고 41기 건설이 계획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 기술의 차세대 원전 지원을 공약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18년 398GWe였던 세계 원전 설비 용량은 2030년 462GWe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 원전과 신재생 발전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에너지 믹스’ 정책만이 지속 가능한 삶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