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실명이 담긴 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16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김 교수를 이날 오전 10시쯤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피해자 A씨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에게 쓴 생일 축하 편지를 공개했다.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SNS에 사진을 게시하자 "민 전 비서관의 공개 자료"라며 함께 올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 분 동안 A씨의 실명이 온라인에 노출됐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김 교수는 게시물을 내렸다.
이에 A씨 측은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게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이라며 민 전 비서관과 김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법률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고소장을 낸 뒤 "김 교수가 피해자 실명이 담긴 편지를 SNS에 정확히 28분 노출했다"며 "피해자의 기본적인 삶의 안전을 파괴하는데 어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느냐.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후 페이스북에 "자료를 올릴 때 이름을 미처 가리지 못해 의도치 않게 1∼2분가량 피해자의 이름이 노출됐다"며 "이 사건으로 고통받은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