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출금리 꿈틀..."오를 일만 남았다"[인플레 경고등]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물가 반등, 한국의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 대출 규제 등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바닥을 찍고 꿈틀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출금리를 중심으로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예금은행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74%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5월(2.82%)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8월 2.63%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기업보다 가계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2.79%를 기록하며 한 달 사이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신용대출 금리는 3.5%로 전월보다 0.49%포인트나 뛰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미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 및 전 세계 시중금리 상승→한국 시중금리 상승’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물가가 반등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출구전략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금리 상승 요인이었다. 국내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금융 당국이 은행에 대출 속도 조절을 주문했고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한 영향도 컸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시중금리는 대출금리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으로 적자 국채 발행이 늘 것이고, 결국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은행채 등 다른 채권 금리 동반 상승→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증가→대출금리 상승’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위원은 “정부가 가계 부채,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우려로 사실상 대출 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역시 “올해 4분기가 되면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우리 대출금리도 하반기부터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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