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짜릿하고 따뜻했던 말 위 고군분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아마추어 승마 마니아다. 직장이 한국마사회지만 말과 직접 관련된 부서에서 근무한 적은 없다. 오직 말이 좋아 10년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꼭두새벽에 회사에 나와 말을 탄 뒤 출근하는 생활을 지속했다. 직장 여건 상 입문은 상대적으로 수월했지만, 말에 빠지지 않고서는 결코 쉽지 않았을 일이다.
지난 2014년 펴낸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가 자신의 승마 일기였다면 이번 신간은 승마 비법 모음이라 할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에 연재된 칼럼 ‘정구현의 승마속으로’를 기본으로 말과 친해지기부터 승마 테크닉과 기본 보법, 해외 승마 기행, 승마 용어 등을 담았다.
승마 지침서지만 딱딱한 매뉴얼이 아닌 편안한 말 이야기다. 생생한 경험과 전문가들의 가르침을 구체화하기 위해 해외 전문 서적을 참고하면서도 국내 환경과 교육 방식에 맞춰 승마 입문자들의 시행 착오를 줄여주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저자는 “승마의 매력은 말과 밀고 당기면서 결국 합의점을 찾고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교감을 위해서는 말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을 이해하면 그 녀석을 타고 있는 ‘나’를 이해하게 된다”는 저자는 자아의 발견과 심성의 수련을 돕는 승마 세계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