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출석한 법사위…'김명수 출석' 공방만 하다 파행

이용구 차관 코로나19 검사 문제로 회의 중단
김명수 출석 문제 제기만 공들인 국민의힘
박범계·신현수 '검찰 인사 갈등' 질의도 무산

(왼쪽부터) 박범계 법무부 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권욱기자

‘검찰 인사 갈등’ 논란의 중심에 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 출석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고조되면서 결국 오전 법사위가 파행됐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고열로 불출석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문제 삼아 오전 법사위를 바로 중단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는 야당 측 법사위원들이 무산된 대법원장 출석 요구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항의하면서 개회가 예정보다 45분 지연됐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회의장에 들어가서도 전날 출석 요구 과정에서 발생한 ‘야당 발언권 묵살’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장에 의해 훼손된 삼권분립을 복원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한 것”이라며 “어제 같은 현안 질의는 대법원장의 거짓말 상황에 대해 대법원장 상대로 직접 질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성토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향해 “중립적인 진행으로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권 보장을 약속해서 실천해달라”고 날을 세웠다.


나아가 국민의힘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불출석도 문제 삼으며 여당을 몰아세웠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차관이 고열로 병가를 내고 법사위에 불참한 데 대해 “고위 공직자가 열이 난다면 기본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게 매뉴얼”이라며 “국회 출석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제가 확인한 바로는 (코로나19 관련은) 아닌 것 같다”며 “본인의 현안이 걸려 있으니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고 거들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택시 기사를 폭행했지만 입건되지 않았고, 담당 경찰이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묵살했다는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자 윤 법사위원장은 “이 차관이 곧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갈 모양”이라며 “오전 회의를 중지하고, 상황 파악 후 오후 회의를 가질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법사위가 사실상 파행된 셈이다. 결국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진 박 장관의 고위급 검찰 인사 갈등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질의가 물꼬를 트지 못하고 묻혀버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은 단순한 잡음을 넘어 여권의 무리한 검찰개혁에 대한 내부 문제 제기로 비칠 수 있다”며 “오늘 법사위는 박 장관의 검찰 인사 문제를 집중 질의할 적기인데 흐름이 끊겼다”고 지적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