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명예회장 "'렉키로나' 3상 5개월 내 도출…필요하다면 백신도 개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온라인 기자 간담]
3상서 투여시간 30분 단축 시도
흡입 등 손쉬운 투여방식 검토
"백신 개발도 고려...결정은 아냐"
기술주권 위해 '준비 완료' 강조



서정진 셀트리온(068270)그룹 명예회장이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의 임상 3상 결과를 오는 7월까지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백신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달 렉키로나주 임상 3상에 돌입해 현재까지 150명에게 투약했다”며 “3개월 후면 투여는 종료되고 이후 데이터가 나오는 데까지는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코로나19 치료제 중 최초로 허가 받은 제품으로 지난 17일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4개 의료기관에 총 151병이 제공됐다. 투여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다.


국내외 1,1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렉키로나 임상 3상에서는 투여 시간을 기존 1시간30분에서 1시간으로 30분 단축하는 방법을 시도한다. 병원에 가야만 맞을 수 있는 정맥 주사 방식에서 흡입 방식 등 더 쉬운 방식으로 투여 방법을 바꾸는 안도 고려 중이다. 서 명예회장은 해외 수출과 관련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사전심사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날 “치료제뿐 아니라 백신 개발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백신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본격화됐을때 (위기의) 터널 끝에서 유턴해야 할 수 있다”면서 “경제성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지만 국가 기술자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영리성 안 따지고 긴급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항체를 만들 수 있으면 항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항원 개발은 이미 종료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변이용 백신 개발에 착수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백신 개발에서 뒤처질 경우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서 명예회장은 “준비는 돼 있지만 결정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도 자신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렉키로나와 다른 후보 항체를 섞는 칵테일 방식의 변이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어떤 변이가 오더라도 자신있게 대응할 중화항체 풀을 구축했다”며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변이 대응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나서 6개월 내 임상 2상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렉키로나주에 대한 변이 바이러스 중화능력 시험 결과 영국 변이에선 강한 중화능력을 보였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는 중화능력이 감소됐다. 셀트리온이 보유한 32번 후보항체는 영국 및 남아공 변이주 모두에 중화능력을 보였다. 변이 치료제 임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단독 임상으로 진행된다. 다음 달 동물실험에 진입해 오는 8월까지 임상 2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측은 이날 렉키로나주가 경증 환자에는 효과가 없다거나, 중증 환자에겐 항체의존면역증강(ADE) 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들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자는 “경증 환자에게서도 임상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2일 이상 단축됐다"면서 “다만 이런 효과가 고가의 항체치료제를 사용하기에 경제성 측면에서 유효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명예회장도 “항체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심해지거나 바이러스양이 증가하는 ADE 증상은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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