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 Inc.)은 18일 카카오 모빌리티에 약 2억 달러 (2,2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칼라일은 카카오 모빌리티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성격의 신규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3조 4,200억 원 가량(투자후기준)으로 평가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칼라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통합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7월 택사스퍼시픽그룹(TPG)·한국투자증권·오릭스로부터 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 5,000억 원으로 평가 받았는데 3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몸값이 뛴 셈이다. TPG는 한국사무소 차원을 넘어 글로벌 본사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총 9개의 법인텍시회사와 텍시운송가맹사업자를 잇달아 인수하고 대리운전 사업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2019년부터 추가적인 투자유치를 추진해왔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재무적투자자는 물론 전략적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장기적으로는 물류 배송 과정에서 마지막 단거리 운송을 뜻하는 ‘라스트마일리지’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에서는 같은 시기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의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에 기업가치 1조원 기준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길 희망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와 기존 업계의 반발에 부딪치며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도 관심거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트카를 이용한 ‘타다’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기존 법 위반 논란 속에 사업을 접었다. 택시 호출서비스의 유료화 시도 역시 택시업계와 정부의 반대로 계획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기존 대중교통이나 택시업계가 해외보다 잘 자리잡고 있어 카카오 모빌리티 같은 혁신 기업이 오히려 시장을 파고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올해 영업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모든 이동의 불편을 해소하고 더 여유 있고 가치 있는 일상을 만들어 주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더욱 빠르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빌리티 업계 대표 주자로서 업계 내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카카오T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칼라일 아시아 파트너스 한국 대표는 “카카오 모빌리티는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경영진의 리더십 아래 탁월한 데이터 분석력과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면서 “칼라일이 보유한 테크놀로지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카카오 모빌리티의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