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정세균, 정의선 만나 '경제지도자' 이미지 본격 부각

국정현안회의 처음으로 현대차연구소에서 주재
정 회장 등과 오찬...전기·수소차 산업 지원 약속
취임 때 '경제 총리' 강조했지만 코로나19 덮쳐
기업인 출신 존재감 부각 뒤 4월께 대권 도전할 듯

정세균(왼쪽) 국무총리가 18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의선 현대차(005380) 회장을 만나 전기차·수소차 산업 지원을 약속하며 ‘경제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정 총리는 18일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이곳에서 이례적으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총리와 장·차관들이 모여 부처별 중점 추진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인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정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 총리는 “올해를 친환경차의 대중화 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정하고 우리기업이 세계시장에서 퍼스트무버(First-Mover)로 확고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수요와 공급기반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자 한다”며 “올해부터 공공부문에 전기차, 수소차 의무구매목표제를 신설해 고정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등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렌트·물류·운수 관련 기업들이 친환경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우선 배정하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해 민간부문에서도 대규모 수요를 만들어 내겠다”며 “2,000억원 규모의 미래차 뉴딜펀드를 조성해 1차, 2차 협력사의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등 친환경차 산업생태계로의 안정적 전환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회의 이후 정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 기업인들을 만나 오찬까지 나누면서 친환경차 육성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배터리 리스 사업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한 뒤 고, 현대차가 오는 23일 공개할 예정인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시승했다.


정 총리는 “급격한 자동차 산업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자동차 산업의 리더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배터리 대여사업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신사업 창출, 환경오염 저감이라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의 이날 행보를 두고 경제 총리, 나아가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쌍용그룹의 핵심 임원을 지낸 정 총리는 여권에서는 극히 드문 기업인 출신이다. 정계 진출 이후에도 산업부 장관을 지내는 등 ‘경제통’으로서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월14일에도 취임 일성으로 “경제·통합 총리가 되겠다”는 다짐을 내걸었지만, 곧바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총리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4월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총리직을 던지고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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