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도 턴어라운드"…다시 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낙관 전망에 덩달아 화색
외인 2,440억 순매수...5.56% 급등
"D램·낸드 업황 개선에 컨센서스 상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 제공=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다는 전망에 연초 14만 원을 터치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에 다시 날개가 달렸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나온 낙관적 전망과 예상보다 빠른 낸드 업황 반전 시그널이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56% 상승한 13만 3,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2,440억 원 순매수하면서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날 하이닉스가 급등한 직접적인 배경으로 경쟁사 마이크론의 주가 호조가 지목된다. 전일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전일 대비 2.89% 상승한 88.54달러에 마감했다. 씨티그룹이 수급 불균형에서 기인한 D램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마이크론의 목표가로 113달러를 내걸은 효과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순수한 반도체 업체라 삼성전자(005930)보다 마이크론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반도체 업체 기옥시아가 162단 낸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향후 업체 간 기술 격차 축소로 인해 하이닉스의 수혜가 클 수 있다는 기대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D램보다 회복세가 더뎠던 낸드 업황의 반등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달아 나온다. 그간 반도체 업체의 주가 상승은 D램이 주도한 측면이 컸다. 실제 D램 현물가(DDR4 8Gb 기준)가 지난 한 달간 14% 올랐다. 하지만 최근 노트북 제조사가 강한 낸드 수요를 보이고 있음에도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서 공급은 당초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3분기 낸드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했지만 양호한 수급 흐름에 2분기 가격 반등을 예상한다”면서 올해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보다 17%나 높은 11조 7,4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물론 시장점유율이 30% 수준인 D램과 달리 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은 10%대로 미미하고 현재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향후 업계 2위 사업자로 지위 상승을 예고한 만큼 업황 반전 모멘텀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로 19만 원을 산정했다. 이날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은 46%다. 현 주가가 고점 부근이지만 경쟁사 대비 저평가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추가 도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가격 급등과 낸드 업황의 반전으로 향후 실적 전망치는 탄력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인텔 인수 효과로 낸드 턴어라운드 구간에서 재평가 기회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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