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신학생이자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1821~1861) 신부가 오는 3월1일 탄생 200주년을 맞는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를 기념해 오는 28일 전국 모든 본당에서 가경자(可敬者)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諡福諡聖) 기원 미사를 봉헌한다.
최 신부 관련 성지가 있는 청주·원주·대전 교구는 최 신부 탄생일에 맞춰 별도의 기념 미사를 봉헌하며, 기념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최 신부의 출신지인 다락골성지에서는 오전 10시30분에 기념 미사와 학술발표회를, 최 신부의 묘소가 있는 배론성지에서는 오전 11시에 시복시성 기원 미사와 묘소 참배를, 최 신부의 사목 거점이었던 배티성지에서는 오후 2시에 기념 미사를 각각 진행한다. 미사를 포함한 모든 행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현장 참석 인원을 엄격히 제한해 진행하기로 했다.
최 신부는 1835년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동갑내기인 김대건, 최방제와 함께 한국인 최초의 신학생으로 선발됐다. 마카오에서 유학생활을 마친 그는 만주로 이동해 김대건 신부에 이어 1849년 두 번째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 뒤로는 귀국해 전국의 신앙촌을 찾아 다니며 미사를 집전하고, 사목활동을 하는데 집중해왔다.
특히, 최 신부는 후학양성을 위해 한문 교리서와 기도서를 한글로 번역했고, 해외 선교사들의 입국과 조선 신학생들의 유학을 위한 뱃길을 개척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 사목활동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과로와 장티푸스가 겹쳐 길 위에서 선종했다. 때문에 한국 천주교에서는 김대건 신부 순교 이후 유일한 한국인 사제로 박해시절 신자들을 위해 조선 팔도를 누빈 최 신부를 '땀의 순교자'라고 부른다.
한국 천주교는 지난 2001년부터 최 신부를 성인(聖人) 이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추대하기 위한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교황청은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경자로 선포한 최양업 신부의 두 번째 기적 심사를 진행 중이다. 가경자는 복자로 선포되기 전 후보자에게 잠정적으로 붙이는 칭호다. 복자품에 오르기 위해서는 순교하거나 2번 이상의 기적을 인정받아야 한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지금까지 순교자를 제외하고, 복자품까지 오른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사진제공=한국천주교 주교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