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가 백신 먼저 맞아야" 지적에 권덕철 "공정의 문제"

"설 연휴 이동 많았다…필요시 거리두기 상향 검토"
"백신 접종, '11월 집단면역' 멀지 않았다"
백신 우선 접종엔 "순서 기다릴 것…공정의 문제"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주 중반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나오는지 추이를 지켜보고 방역 수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국민들의 백신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국내 1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방역당국 책임자나 고위 공직자가 먼저 접종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공정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권 장관은 21일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설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권고했지만, 이동이 많았다. 확진자 발생 추이를 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집단발병이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지속해서 유행할 수 있는 상황인지 주 중반까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면서 "필요하면 단계를 조금 상향 조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주 확진자 발생 동향을 토대로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조정안을 확정한다. 신규 확진자 수는 설 연휴 때 300명대를 유지했다가 이후 600명대로 급증한 뒤 500명대를 거쳐 지금은 400명대로 내려온 상태다.


권 장관은 이어 이달 26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과 관련, "올해 9월까지 (국민의 70% 이상이)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 특히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해 우리가 방역을 잘 해왔다고 생각하며, 지금 (백신 접종 시작이) 결코 늦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단면역 형성에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의에는 "국민들께서 신뢰를 줘야 백신 접종에 속도가 날 수 있다"면서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동의하지 않은) 6% 정도를 대상으로 접종의 필요성을 계속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권 장관은 국내 1호 접종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면서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한 것과 관련해선 "안전하고 유용하지만 (임상시험의) 통계 수치가 좀 적어서 그런 것"이라면서 "3월 중 (추가 임상) 결과가 나오면 관련 위원회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방역당국의 책임자가 백신을 먼저 맞을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 맞을 각오가 돼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주저하지 않고 맞겠다"면서도 정해진 순서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예방접종 시행 계획에 따르면 올해 59세인 권 장관은 하반기에 백신을 맞게 된다. 그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종사하는 분이나 환자들 가운데 (백신을) 맞겠다고 한 분이 94% 수준"이라면서 "고위 공직자가 먼저 접종한다고 하면 공정의 문제, 즉 순서를 지키지 않는 문제 등과 연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권 장관은 국내 1호 접종자 관련 질문에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혹은 종사자 중에 한 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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