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여전히 가동 중”

38노스 “원자로 활동 신호 특별히 없어”
위성사진 통해 궤도차·트럭 운행 파악
북미, 과거 하노이 회담서 ‘영변+α’ 이견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2019년 6월 5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공장을 가동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단지 서쪽의 트레일러 차량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액화질소 운반용 트레이너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액화질소는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 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DB

미국의 북한 전문 싱크탱크인 ‘38노스(38 North)'가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군 전문가인 피터 마코스키, 전략무기 전문가인 잭 리우와 프랭크 파비앙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란 검사관은 현지시각 19일 38노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38노스는 지난 두 달 간 영변 핵 연구단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 “원자로는 활동하지 않았지만 우라늄 농축 시설은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분석했다.


38노스는 지난 1월부터 2월 11일까지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5메가와트(MWe)급 반응로에서는 특별한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고, 실험용 경수로에서도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특수 궤도차의 활동을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이 가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오가는 특수 궤도차를 통해 활동 여부를 파악했다. 과거 이 궤도차들은 UEP 동쪽에 위치한 환승역에 1년에 2~3번 도착해 화학 시약 가능성이 있는 내용물을 옮기며 4주 가량 머문 뒤 떠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런데 지난 1월 3일 위성 사진에 3대의 궤도차가 환승역 등 UEP 주변에서 관측됐고, 2월 11일 사진에는 이 3대 모두 UEP 야적장을 떠나 영변 지역을 출발하려는 모습이 담긴 것이다. 궤도차 외에도 1월 30일부터 2월 11일까지 위성사진에서 액체질소를 실었을 가능성이 있는 트레일러 트럭이 UEP에서 관측됐다.


38노스는 지난해 가을부터 진행된 시설 건설이나 수해 방지 등의 활동 역시 겨울 동절기에 잠시 멈춘 뒤 재개됐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은 남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후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핵화 협상을 벌였지만 비핵화의 수준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결렬됐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과 대북 제재 해제의 맞교환을 원했지만 미국은 영변 이외의 다른 핵 시설의 폐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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