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서울경제DB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유죄를 선고한 판결은 파기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9년 길거리에서 행인과 다투다 싸움을 말리던 B 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밖에도 A 씨는 술값을 내지 않고 행패를 부리고 C 씨 등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은 음주와 관련돼 있고 전형적인 주취 폭력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수사를 받고 있는 도중에도 자숙하기는커녕 다시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러 사회로부터 격리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판시했다.
원심도 1심의 판단을 그대로 따랐다. 그런데 이후 B 씨와 C 씨가 1심 재판 전에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일부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폭행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며 “원심으로서는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에 대해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