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백신 1호 접종 대상자가 돼야 한다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주장에 여야의 공방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유 전 의원을 향해 “그렇게 국민건강이 걱정되면 당신과 내가 먼저 백신접종을 맞자. 그렇게 불안하고 걱정되시면 용기를 내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승민씨가 대통령을 존경하고 걱정해서 백신접종에 대통령을 끌여들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불안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무책임한 술수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먼저 맞겠다면 ‘국민 제쳐놓고 먼저 맞는다’고 욕하고, 가만히 있으면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다’고 욕하려는 비열한 정치공세”라며 “문 대통령이 그냥 싫다는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 의원은 “나는 언감생심 ‘국민이 실험용인가?’라는 말을 꺼낸적도 없고 상상한 적도 없다”며 “이런 살벌한 말을 발설한 것은 국민의힘 김용태씨”라고 했다. 이어 “이런 반국민적 발언에 응당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참 국민의짐스럽다”고 했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은 전날 “정청래씨는 국민이 솔선수범해 접종하고 안전이 검증되면 대통령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냐”며 “본인 논리대로라면 국민이 무슨 실험 대상인가”라고 했다.
다만, 정 의원이 전날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이냐”고 강하게 반발하자 백신을 접종한 해외 국가의 경우 국가 정상들이 1호 접종자로 나서며 국민을 안심시킨 것과는 정반대되는 반응이라며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오히려 백신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경우 ‘백신 1호 접종자’로 나선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발칸반도의 세르비아에서는 영국·스위스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총리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았고,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도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1호 접종자’로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당선인 신분으로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 등도 앞장서 백신을 맞았다.
한편,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1953년생으로, 65세 이상이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어서 1호 접종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