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제 관광산업의 회복 속도가 코로나19 변이와 백신 공급 지연 등으로 기대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함께 기대했던 올해 관광산업 회복세가 불투명해지면서 오는 2024년 이후에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전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관광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2021년에 국제 관광업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79%에 달했으나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 같은 응답률이 50%로 떨어졌다. 반면 2024년 이후에나 국제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41%로 늘어났다.
여행업 분석 업체인 포워드키스의 조사 결과에서도 국제 관광산업의 부진은 나타난다. 이달 1일 기준 향후 6개월간 국제선 발권량은 2019년 같은 시점의 15.5%에 불과했다. 이달 운항 예정 항공편 수도 2019년 2월보다 50% 가까이 줄었으며 일부 국가는 90%나 감소했다.
여행객 감소로 숙박 업계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호텔 업계 분석 업체인 STR앤드투어리즘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의 호텔 수요는 2023년, 호텔 숙박비는 2025년이나 돼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관광 시장 분석 업체인 포커스라이트도 호텔과 항공편·렌터카 예약이 2024년까지 2019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 업계는 백신 여권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각국의 반응은 엇갈린다. 덴마크는 이달 안에 백신 여권 발급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백신의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라는 이유로 유럽 전역에 통용되는 백신 여권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커스라이트 조사팀을 이끄는 차루타 파드니스는 백신이 관광 업계의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접종이 늦어지면서 연내 각국의 국경이 개방될지는 의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UBS는 올해 백신 접종이 전 세계 인구의 2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