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나이 적을수록 "자부심 떨어지고 기회되면 직장 옮기겠다"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
"국민에 봉사 중요" 50대 72%·20대 42%

새해 첫 월요일인 지난달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공무원들이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공무원들 사이에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와 연차가 낮을수록 공직에 대한 자부심과 봉사 인식, 만족도가 낮은 반면 이직 의향은 높았다.


22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작년 9월 46개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자치단체 소속 일반직 공무원 4,111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공직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50대 이상 공직자는 71.5%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20대 공직자는 이 비율이 42.3%에 그쳤다.




공무원의 봉사 인식은 전체 연령대에서 2019년보다 낮아졌다. 2019년 조사에서는 20대 46.3%, 30대 46.5%, 40대 62.2%, 50대 78.4%가 '봉사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으나 지난해 조사 때는 20대 42.3%, 30대 44.3%, 40대 57.7%, 50대 71.5%로 긍정적 응답의 비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공직에 대한 자부심을 뜻하는 공직 가치 인식과 만족도 역시 2030 세대 공무원이 그 윗세대보다 낮았다. 공직 가치를 민주적 가치·윤리적 가치·인간적 가치·전문직업적 가치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1∼5점으로 점수화한 결과 전문직업적 가치 부문의 경우 50대 이상 공무원은 3.82점이었으나 20대는 3.38점에 그쳤다. 인간적 가치에서는 50대 이상은 3.91점인데 비해 20대는 3.59점이었고, 윤리적 가치도 50대 3.87점·20대 3.38점으로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낮은 경향을 보였다. 20대와 50대 공무원 간 인식차는 윤리적 가치 부문이 0.49점으로 가장 컸고 인간적 가치 부문이 0.32점으로 가장 적었다.




직무만족도도 50대 3.75점, 40대 3.51점, 30대 3.32점, 20대 3.22점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저조했다. 이에 비해 이직 의향 인식은 20대가 3.15점, 5년차 이하는 3.21점으로 연령대와 연차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이직 의향도는 2.63점, 재직 연수 26년 이상은 2.64점이었다.




직무스트레스 요인 조사에서도 세대차에서 오는 문제가 상당수였다. '직무 스트레스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지표별 답변을 5점 만점으로 정리한 결과 '공식 업무책임과 내 가치관 차이로 인한 내적갈등'이 평균 3.04점으로 1위였고 ‘상급자들의 모순된 요구·지시’(2.94점), '내 역할에 대한 상급자들·부하들 요구의 상이함', '담당업무 및 책임의 과중함'(각 2.91점) 순이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영상회의의 활용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년간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59.9%로 2019년 조사 때 1.4%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유연근무제 활용 경험도 2019년 54.0%에서 지난해 73.7%로, 영상회의 이용은 26.1%에서 46.7%로 각각 상승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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