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대 1…규제 전 '줍줍 막차타자' 광풍

내달 말부터 신청자격 등
'무순위 청약' 규제 강화
탕정호반써밋그랜드마크
275가구에 13만명 몰려
"분양수요 많아 열기 지속"



강화된 ‘줍줍(무순위 청약)’ 제도가 오는 3월 말부터 적용되는 가운데 규제를 피해 ‘막차’를 노리는 수요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단 몇 구 청약에 10만 명 이상 몰린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부적격 당첨자나 계약 취소분 등이 남아 따로 신청을 받는 것으로 별다른 자격 조건이 없다보니 '줍는다'는 표현을 써서 '줍줍'이라고 불리고 있다.





◇규제 전 ‘줍줍’ 신청하자=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진행된 충남 아산 ‘탕정호반써밋그랜드마크’ 잔여 가구 275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13만 5,940명이 신청해 평균 49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설 전에 줍줍 청약을 받으려 했으나 서버가 다운돼 이번에 다시 신청을 받게 됐다. 아산이 비규제 지역이라는 점도 청약 열기에 한몫했다. 아울러 17일 경기도 평택시에서 진행된 고덕국제신도시 ‘힐스테이트고덕센트럴’의 경우 전용 93㎡ 단 한 가구에 10만 9,029명이 청약했다. 경쟁률로 따지면 11만 대 1에 가까운 셈이다.


비슷한 시기에 줍줍 접수를 받은 대구 ‘중앙로역 푸르지오더센트럴’도 26가구 무순위 청약에 8,716명이 접수, 경쟁률이 335.2 대 1에 이르렀다. 1월 무순위 청약에서도 화성시 남양뉴타운 ‘화성남양 시티프라디움 4차’가 62.1 대 1, 안성시 ‘쌍용더플래티넘프리미어’가 5.7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줍줍 열기가 더 세지면서 미분양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미분양 전에 줍줍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1만 9,005가구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 물량 또한 2,131가구로 2002년 말(1,387가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새로운 줍줍 규제 3월 말부터 시행=정부는 1월 21일 강화된 줍줍 규제 내용을 발표했다. 새 규제는 3월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순위 물량의 신청 자격을 ‘성년자(지역 제한 없음)’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변경했다. 그동안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없이 만 19세 이상이기만 하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다. 3월 말부터는 해당 지역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한 셈이다. 아울러 무순위 물량이 ‘규제 지역(투기 과열 지구, 조정 대상 지역)’에서 공급된 경우에는 일반 청약처럼 재당첨 제한 기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규제에도 줍줍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를 당첨 받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규제가 강화돼도 줍줍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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