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패닉 바잉’을 주도하고 있는 30대는 4050세대와 다르다. 40대와 50대는 집값의 상승과 하락, 보합 등 다양한 시장 흐름을 지켜봐온 반면 30대는 최근의 폭등장 외에 ‘폭락장’을 겪어보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2030세대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폭등장을 보고 있고, 이것이 패닉 바잉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40대와 50대는 집값 하락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의 차이 탓에 2030과 4050은 현재 정반대의 매수 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집값이 상투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30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4050의 매수 비중은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젊은 층이 ‘지속 상승’에 베팅을 한 반면 40대와 50대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5,945건으로, 지난해 12월(8,764건) 대비 32.2% 감소했다. 이 기간 20대 이하는 462건에서 305건으로, 30대는 3,388건에서 2,353건으로 각각 매매가 감소했다. 40대는 2,316건에서 1,531건으로, 50대는 1,256건에서 889건으로, 60대는 686건에서 496건으로, 70대 이상은 391건에서 279건으로 줄었다.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나온다.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30대의 매매 비중은 39.6%로 연령대별로 가장 높았다 30대의 비중은 2019년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20대 이하와 30대의 비중을 합한 매수 비중은 44.7%로, 이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8월(40.4%) 처음으로 40%대에 올랐으며 지난달에는 45%에 육박했다. 30대 이하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서구(54.2%)였으며 노원구(54.1%), 영등포구(52.4%), 성동구(51.0%), 서대문구·구로구(50.3%), 성북구(50.0%)도 50%를 넘었다.
반면 405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역대 최저다. 올 1월 40대 비중은 25.75%다. 지난해 12월 26.43%보다 하락했다. 50대 비중은 14.95%를 기록해 4050세대 비중은 40.71%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4050 매수 비중이다. 추후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아파트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2030 세대와 달리 다양한 시장 국면을 경험해온 4050대 사이에서는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의 부작용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데 대한 불안의 목소리와 집값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았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이 올해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 영향과 추가 규제 가능성 등을 고려해볼 때 향후 가격 흐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