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 붓고 소리나고 통증 땐 골관절염?

X레이 검사 등으로 건강상태 체크해야
무릎 뻣뻣해지고 구부린 뒤 잘 안펴져

2019년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3.3세로 1970년 평균 수명 61.9세보다 21.4년 늘어났다. 은퇴 후에도 건강하고 활동적인 장·노년층을 보내려면 주기적으로 뼈와 관절 건강을 체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노년층의 활동을 힘들게 하는 무릎 관절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 무릎뼈를 보호해주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져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약 353만명에서 2019년 404만여명으로 14.5% 늘어났다.





◇초기, 약물로 염증·통증↓ 물리치료로 진행 늦춰


무릎 관절염은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같은 자세를 오래할 때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중년 이후 조금만 걸어도 무릎 주위가 붓고 무릎에서 “뿌드득” 소리가 난다면 병원에 가서 X레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릎이 자주 뻣뻣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며 무릎을 완전히 구부린 후 잘 펴지지 않는 것도 무릎 관절염의 증상 중 하나다.


무릎 주변에서 부종(조직 내에 림프액이나 조직 삼출물 등이 고인 상태)과 소리가 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무릎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관절염 증상은 아니지만 통증이 동반한다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무릎에서 느껴지는 뿌드득 소리는 연골이 벗겨져 노출된 뼈가 맞닿아 부딪혀 생기는 마찰음으로 떨어져 나온 연골 파편이 관절을 자극해 극심한 통증도 나타난다”며 “자극된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과도하게 분비된 활액이 흡수되지 못하고 관절에 고여 물이 찼다고 호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 뿐만 아니라 다리 변형까지 생겼다면 중기(中期) 이상의 무릎 관절염으로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헐적 통증이 나타나는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로 염증을 줄여주고, 물리치료로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춘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다리 변형, 중기 이상…말기엔 인공관절수술 불가피


통증으로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말기 관절염은 인공관절을 무릎에 넣어 관절을 대신하게 하는 수술(인공관절치환술) 치료를 한다.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붙어 있는 상태에서 시행하는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인공관절로 대체하기 때문에 관절염 통증 감소가 가장 확실하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이 접목돼 인공관절 수술 시 정확도를 더욱 높였으며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김유근 정형외과 전문의는 “인공관절치환술은 극심한 통증을 개선하고 무릎관절 운동을 회복시키며 다리 변형을 교정해 정상적 생활이 가능하게 해준다”며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지난해 5~8월 목동힘찬병원에서 마코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수술과 기존의 일반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각 200명의 수술 전후 다리 축 정렬각도를 분석했더니 로봇수술의 교정 폭이 1도 이상 컸다.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다리 축 정렬각도는 수술 전 9.23도에서 수술 후 1.67도로 7.56도 교정됐다. 일반 수술 환자는 8.74도에서 2.75도로 5.99도 교정됐다.


한국인은 무릎 중앙이 대퇴골두와 발목 중앙을 잇는 선보다 조금 바깥쪽에 있는 약간의 ‘O다리’가 흔하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 연골 안쪽이 집중적으로 닳아 O다리가 심해지고 다리뼈 정렬각도가 커지며 대퇴골과 정강뼈가 직접 부딪혀 통증이 심해진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기존의 일반 인공관절 수술도 다리 축 정렬각도가 평균 2.75도로 교정돼 수술 결과가 우수하고 수술 후 환자 만족도가 90% 이상이지만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1도 이상 더 교정돼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고 무릎 운동범위도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 수술을 받으면 환자 본인부담이 커진다. 힘찬병원의 경우 일반 인공관절수술의 총 본인부담액(10~14일간 입원비, 검사비 등 포함)은 한쪽이 350만~400만원, 양쪽이 650만~700만원 수준. 로봇수술은 이보다 100만~120만원씩 더 든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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