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이마트가 현역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했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야구단 인수를 전격 결정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엔 통 큰 투자로 세계적인 선수까지 영입하며 야구단 흥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특히 야구단 마케팅을 그룹의 신 성장동력인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인지도 제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연계 마케팅은 물론, 야구 관련 굿즈 생산 등을 통해 온라인 쇼핑 업계 선두 주자인 쿠팡과 네이버에 대적할 만한 e커머스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신세계는 "추신수 선수의 연봉 가운데 10억 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사회공헌 활동 계획은 구단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SK구단이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지명하면서 추신수와 계약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야구단 인수 결정 직후 추신수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추신수 영입을 원하는 인천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며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했으며, 최근 최종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손꼽혔던 추신수가 이마트 야구단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신생 구단인 신세계의 흥행 가도에도 그린라이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신수는 오는 25일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후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추신수는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뒤 2005년 빅리그로 승격됐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홈런, 타점 기록을 남겼다.
한편 이마트는 이날 SK텔레콤이 보유한 와이번스 구단 지분 100%를 1,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 소유의 토지 및 건물 매매 건은 향후 별도의 계약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마트가 SK와이번수 인수에 투자한 금액은 총 1,352억 8,000만 원 규모다. 이마트는 계약 목적에 대해 "이마트와 SSG닷컴 등 브랜드 파워 제고를 통한 시너지 제고와 연계 마케팅, 야구 관련 PL(자체브랜드) 상품 개발 등으로 인한 고객 유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는 야구단 마케팅을 통해 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인지도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온라인 쇼핑이 핵심이 된 비대면 소비 환경에 따라 올해부터 SSG닷컴을 통한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SSG닷컴 수장을 겸직하게 된 강희석 이마트 대표도 수시로 이마트와 SSG닷컴 본사를 오가며 전략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쿠팡, 네이버 등과 비교해 온라인 쇼핑에 뒤늦게 진출했지만 신선식품을 강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 2,941억 원으로 전년보다 53.3% 뛰었다. 영업손실은 469억 원으로 지난해 819억 원에서 350억 원 가량 개선됐으며, 거래액은 3조 9,236억 원으로 37% 늘었다.
다만 아직 온라인 쇼핑 업계 선두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고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이마트가 새 야구단의 이름으로 'SSG'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적극적으로 SSG닷컴을 홍보해 차기 성장 동력으로 온라인 쇼핑 비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업계 공룡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려 쿠팡과 네이버에 대적할 만한 온라인 유통 공룡으로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