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박형준, 국정원 사찰 당사자면서 ‘모르쇠’…적반하장”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낙연 “선거는 모든 잘못 덮는 방편 될 수 없어”
김태년 “불법 사찰 증거, 차고 넘쳐 진실 못 덮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국난극복K-뉴딜위원회 보육TF 당정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권욱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불법 정보사찰 이슈를 두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정조준하고 있다. 여당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국정원 불법사찰 정보의 수신처였음을 지적하며 박 후보에게 “전국민 고백”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형준 전 수석은 지금이라도 본인이 알고 있는 불법사찰의 전모를 국민 앞에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지난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당시 사찰 정보의 수신처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정무수석실과 국무총리실로 돼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당사자인 박 전 수석은 사찰 보고서를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자행한 불법 사찰 문건이 20만 건에 달한다”며 “불법 사찰의 증거와 기록은 차고 넘쳐 진실을 덮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어떤 목적으로 불법 사찰 보고를 받았는지, 보고받은 사람은 누구였는지, 보고받은 뒤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필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보위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진상 규명 TF를 구성하고 개별 정보공개 청구를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선거용 정치공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데, 선거는 모든 잘못을 덮는 방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어설픈 물타기를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과거의 잘못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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