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점포 정리에 이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원부터 부장까지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10여 개의 부실 점포를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고삐를 쥐었지만 최근 3년 누적 영업 적자가 660억 원에 이르는 등 실적 악화가 거듭되자 결국 인력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의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023530)은 온라인 쇼핑으로의 유통 환경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 뿐만 아니라 백화점, 슈퍼, 롭스 등 110여 개의 부실 점포를 잇따라 폐점 했고, 사업 부문 별로 저성과자 감원도 진행했다. 올해도 롯데마트가 역사상 첫 공식 희망 퇴직을 진행하는 등 롯데쇼핑 전반에서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 새로운 유통 환경에 맞는 체질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2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정직원 4,300여 명 중 동일 직급별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캐셔(계산원) 등 무기 계약직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퇴직 위로금으로 근속 연수별 최대 기본급 27개월분을 준다. 여기에 대학생 자녀 1인 당 학자금 500만 원을 일시 지급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실적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희망 퇴직은 100% 신청자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공식적인 희망 퇴직에 나선 것은 지난 199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계속된 실적 악화로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섰지만, 최근 3년 간 누적 영업 적자가 660억 원에 이르는 등 부실한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치자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롯데마트 뿐만 아니라 백화점, 슈퍼, 롭스 등 전체 오프라인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4개 점포를 정리하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여 명의 인력도 감소했다. 폐점에 따른 인력 감소에 더해 지난해 말에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에서 약 200여 명 규모의 저성과자 대상 퇴직 권고도 진행됐다. 통상 10명 안팎이었던 저성과자 감원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구조조정 칼바람은 올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0여 개의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부실 사업부는 통폐합 한다. 이미 지난해 말 실적이 부진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를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본부에 흡수 통합했다. 지난 2013년 출범한 롭스는 H&B 시장 성장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172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롯데쇼핑은 사업부를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 4개로 줄여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롯데월드몰 등 롯데자산개발의 복합쇼핑몰 사업도 인수하며 롯데쇼핑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출범 1년을 앞뒀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한 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대대적 감사 작업에 돌입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당분간 불필요한 덩치를 줄이고 사업별 역량을 합쳐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이라며 "유통 강자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한 체질 개선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