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팁] 방광암 위험 4배...이래도 피우시겠습니까

환자 81%가 남성·60대 이상
흡연, 화학물질보다 더 위험

방광암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위험이 높다. 2019년 방광암으로 진료받은 4만221명 중 81.5%가 60대 이상 연령층이며 50대 13%, 40대 이하 5.5%를 차지했다. 환자의 81%(3만2,487명)가 남성으로 여성의 4.2배다.


방광암은 암세포 형태에 따라 요로상피암(90% 이상), 편평세포암(5% 이내), 선암(2%), 소세포암(1%)으로 나뉜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유력한 위험인자다. 흡연자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4배(2~10배) 정도다. 방향족 아민으로 불리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직업(고무, 가죽, 직물, 인쇄재료, 페인트 제품 등)에서도 방광암 발생 위험이 높다. 방광암 환자의 25~60%는 흡연, 20~25%는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방광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결석이 있는 만성 방광염, 방광 내 카테터를 장기간 가지고 있는 경우 편평세포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이집트 풍토병인 방광주혈흡충과 같은 기생충 감염도 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싸이클로포스파마이드와 같은 항암제, 골반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일부에서도 방광암이 발생할 수 있다.


◇전이되면 뼈·옆구리 통증, 신장에 물 차기도


방광암의 전형적 증상은 통증이 없는 혈뇨. 많은 환자에선 눈으로, 일부에선 현미경으로 혈뇨가 보일 수 있다. 혈뇨는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으며 배뇨의 시작이나 끝에 비칠 정도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응고된 혈액 덩어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혈뇨의 정도가 암의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빈뇨), 갑자기 요의를 느끼꺼나(절박뇨), 배뇨시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남자의 전립선염 같은 전립선질환, 여자의 방광염 같은 방광질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잘 치료되지 않는 전립선염·방광염은 방광암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흡연력이 있거나 위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환자라면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암이 진행되면 전이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주로 체중 감소와 통증이 나타나는데 뼈로 암이 전이된 경우 뼈에 통증이 생기고 신장에 물이 차는 수신증이 생기면서 옆구리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방광암이 의심된다면 우선 컴퓨터단층촬영(CT)과 방광내시경 검사를 한다. 방광에 종양이 보이면 전신마취 상태에서 요도를 통한 내시경 수술로 종양 조직을 절제하고 병리검사를 통해 방광암을 확진한다. 이 때 암세포가 저등급인지가 고등급인지, 암조직이 방광 근육을 침범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저등급 암은 대개 진행·전이가 드문 양호한 임상 경과를 보이는 반면 고등급 암은 진행·재발이 흔해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근육침범 방광암, 재발률 낮추려 항암치료도


방광암 최초 진단 환자의 70~80%는 방광근육까지 침범하지 않은 상태다. ‘비근육침범 방광암’이라고 하는데 내시경 수술로 잘 치료된다. 이런 방광암 중 점막하층 침범이 있거나 고등급 암인 경우 재발을 줄이기 위해 내시경 수술 후 방광 내 항암면역치료를 한다.


근육침범 방광암은 대개 고등급 암이고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게 치료 원칙이다. 그래도 30~40%의 높은 재발율을 보이므로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기도 한다.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라면 수술 후 병리 결과에 따라 항암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근육침범 방광암의 크기, 발생 위치, 개수를 고려해 경우에 따라서는 항암치료와 방광의 부분절제술 혹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원래의 방광을 살리는 방광보존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방광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하고 간접흡연을 피하는 것이다. 방향족 아민을 취급하는 직업군에서는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취급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소변·요세포 검사 등을 포함해 방광암에 대한 정기 진료가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섭취, 콩(이소플라본), 녹차(카테킨)과 고용량 비타민 등이 방광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유달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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