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MICE산업 '하반기 도약' 담금질

백신 접종으로 거리두기 완화땐
대형 공연·학술회 등 개최 기대
부산 벡스코, 근무 계획 재정비
대구·울산 4월 전시 준비 박차
광주·대전은 확충·준공 잰걸음

부산 벡스코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는 마이스(MICE) 산업은 지난해 여행업과 함께 가장 큰 직격탄을 입었다.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마이스 산업과 관련 행사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지만 잇따라 자구책을 마련하며 올 하반기 재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채비에 나서고 있다.


2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시 마이스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컨벤션센터인 벡스코는 직원들이 1~2주일씩 돌아가면서 유급 휴직을 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마이스 산업이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순환 유급 휴직을 3월 말까지만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 기존에 계획됐던 전시회나 소규모 콘서트 등의 행사를 80%가량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벡스코 관계자는 “일반 행사의 경우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 많게는 1,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 행사나 콘서트 등을 개최할 수 있다”라며 “국제회의의 경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비대면 행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오는 10월 2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제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 유치에 성공했다. CODEX는 189개국 및 237개 국제기구가 가입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설립한 UN 산하 대규모 정부 간 기구다. 각국의 식품 안전과 교역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경기도는 이번 행사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마이스 산업을 회복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저한 방역지침 하에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화상회의 또는 온·오프라인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회의도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 전시관을 열거나 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지자체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4월 문을 여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개관에 맞춰 다양한 전시회를 준비했지만 기대치를 낮췄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지난 2000년 초반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20여년 만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첫 대규모 전시회인 ‘2021 울산 국제수소에너지전시회 및 포럼’은 오는 9월로 연기됐다. 이후 대규모 행사로 ‘2021 울산안전산업워크’ ‘세계화폐박람회’ ‘3D프린팅코리아 인 울산’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시장 가동률은 35%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4월 제2전시장 개관을 앞둔 대구시의 마이스 산업 랜드마크인 엑스코도 비슷한 고민이다. 전시공간 확대에 따라 다수의 신규 전시회를 발굴해 유치했으나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엑스코는 일단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예정된 ‘그린에너지엑스포’를 2전시장의 개관 전시회로 계획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새 컨벤션센터가 내년 1월 준공될 예정이어서 다소 여유가 있다. 대전시는 대전컨벤션센터 외 대형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성구 도룡동 옛 대전무역전시관을 헐고 이 자리에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 중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22년은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쇼핑몰, 과학체험 시설 등이 들어서는 사이언스콤플렉스 등이 완료되는 시기”라며 “코로나19로 마이스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전시컨벤션 개최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광주는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광주시는 김대중컨벤션센터 전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해 국제 행사 개최에 어려움이 뒤따르자 제2전시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2전시장은 사업이 총 1,125억원을 투입해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제1주차장 1만8,000여㎡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광주시는 지난달 제2전시장 건립을 위한 ‘지방재정 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행정안전부에 의뢰했다. 이후 심사를 거쳐 사업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설계 등 후속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건립 목표는 2023년 말이다.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이 건립되고 코로나19 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국내외의 굵직한 전시회를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 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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