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전국 보건소·요양병원서 일제 접종

오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시작으로 내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
국내 전체 백신 물량 7,900만명분 확보… 집단면역 달성이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오전 9시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년 37일 만이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최소 70%에 1차 접종을 마쳐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민들의 접종 참여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보건소, 요양병원 등 1,915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행됐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이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의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초도 물량 78만5,000명분(157만회분)이 지난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일선 보건소에 이송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적정 유통온도가 영상 2∼8도로 일반적인 냉장 유통이 가능하다. 초저온 설비와 같은 별도 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각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배송받아 접종할 수 있다.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대상은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자료 불충분을 이유로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종할 것을 권고하면서 접종 대상이 약 31만명 정도로 줄었다.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지난 25일 기준 28만9,480명이며 접종 동의율은 93.7%다.


한국보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는 대부분 ‘1호 접종자’를 공식 발표했지만 질병청은 특정인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26일 오전 9시부터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되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분들이 모두 첫 번째 접종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접종 첫날인 26일에는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는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의료진이 방문 접종도 시행한다. 별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배송받은 292개 요양병원에서도 접종을 시작한다.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이 접종 대상이다. 이들이 맞는 화이자 백신은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도입됐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5만5,000명 전체에 대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은 다음달 20일 완료된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4월 10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은 유통·보관 온도가 영하 75도 안팎으로 까다로운 만큼 관리할 수 있는 접종센터에서 우선 접종하고 향후 각 의료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7,9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서는 별도로 1,000만명분을 공급받는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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