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로 승화한 오세훈…"V는 VIP가 아니라.."

노원구 영상 편에서…"V는 Virtual"
△창동차량기지 △대학 캠퍼스 △동부간선도로 등 공약 소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권역별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오세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6일 자신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의 파일명 ‘v’ 표기를 ‘VIP’(대통령의 약어)라고 주장해 도마에 올랐던 것을 언급하며 자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세훈의 V-서울! 가상현실로 구현해 봤습니다![노원구]’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그는 “제가 서울을 어떻게 바꿀 건지 시각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며 “이른바 오세훈의 V-서울이다. 여기서 V는 VIP가 아니라 Virtual(가상) 서울”이라며 웃었다.


오 후보가 올린 ‘V-서울’ 영상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올린 노원구 편에서는 △창동차량기지 개발 △대학 캠퍼스 설립 △동부간선도로 교통 체증 해결 등을 공약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문건 제목의 v자가 “대통령을 뜻한 VIP의 약어일 것”이라고 주장해 여권의 공세를 받은 바 있다. v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내용을 수정할 때마다 바뀌는 ‘버전(version)’의 약어다.


이러한 오 후보의 실수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혹 제기 수준이 너무도 참담하고 황당한 탓에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해 작성 중인 문건이 수만, 수억 건인 셈”이라고 논평을 하기도 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봤느냐”고 비꼬며 “서울시장에 재도전하는 오 전 시장님이 한 번도 문서 작업 같은 실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 역시 오 후보의 총선 출마 당시 손가락 ‘브이’ 자를 취한 사진을 올리며 “큰 웃음 준 오세훈 후보, 열심히 V 날릴 때 미리 알아봤어야 했는데”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보수를 몰락시켰다,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미) 맞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일자 오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버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저의 입장이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돼 안타깝다”고 소회를 남겼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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