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집회금지 법정 공방…"코로나 확산 無" vs "방역계획 無"

집회 신고 단체와 서울시 26일 첫 집행정지 심문 종결

지난달 22일 서울광장 사랑의 온도탑이 105.6도를 나타내고 있다./연합뉴스

3·1절 연휴에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가 방역 지침에 따라 금지 통보를 받은 단체들이 26일 서울시와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전 자유대한호국단과 기독자유통일당,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 등이 서울시의 집회금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심문을 열었다. 이 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자유대한호국단과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의,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기독자유통일당의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했다. 일민미술관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황모씨의 집행정지 신청은 행정5부(정상규 부장판사)가 판단한다.


단체들은 이날 심문에서 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한 단체의 소송대리인은 "서울시가 확진자 수를 근거로 위험성을 과장한다"며 "시민단체로서 모임이나 집회가 허용되지 않으면 생명이 위협받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시 관계자는 "무조건 집회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집회 인원 등을 제한하고 있다"며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는 납득할 만한 계획을 제시하면 무조건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자유대한호국단은 경복궁역 인근, 기독자유통일당은 청와대 사랑재 근처,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광화문 KT 건물 앞 등에서 3·1절 집회를 신청했다. 이에 서울시가 방역 지침과 집회 제한 고시를 근거로 금지 처분을 내리자 단체들은 각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청의 처분으로 복구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때 한시적으로 처분의 집행이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하면 단체들은 집회를 열 수 있다. 각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오후 집행정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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