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기반의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인디 포크 뮤지션 정밀아가 28일 열린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각각 3관왕을 기록하며 최다 부문 수상자에 올랐다. 이날치는 ‘올해의 음악인’, 정밀아는 ‘올해의 음반’을 가져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 정상에 올랐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하는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탔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노들섬라이브하우스에서 비대면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엔 시상식을 아예 취소하고 결과만 발표한데 이어 올해는 비대면으로 열렸고, ‘네이버 NOW’로 생중계됐다.
이날치는 지난해 ‘범 내려온다’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올해의 음악인 상을 받았다. ‘범 내려온다’로는 최우수 모던록 노래 부문을, 정규 1집 ‘수궁가’ 앨범으로는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선정위원회 측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통합, 청각과 시각의 최적화된 결합, 가장 변방에 있던 움직임이 단시간에 중심으로 치고 들어가는 궤적 등 이날치의 2020년은 ‘Rhythm of Korea’와 완벽한 동의어”라고 밝혔다. 이날치의 음악을 이끌고 있는 장영규 음악감독은 “저희 팀이 처음 만들어질 때 음악 시장 안에서 소비되고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했다”며 “주변에 많은 밴드들과 전통 음악인들이 있다. 그들의 음악도 소비될 수 있는 건강한 음악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대중음악상의 가장 메인 부문이라 할 올해의 음반은 정밀아의 ‘청파소나타’가 차지했다. 선정위원회는 이 앨범에 대해 “포크 음악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다른 이들의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 노래는 뚝심만큼 개성이 오롯하다”며 “2020년을 대변하고 위로하며 뚜벅뚜벅 걸어간다”고 평가했다. 수상 소식을 믿을 수 없는 듯 한 표정으로 올라온 그는 “음악 밖에 할 것이 없어서 무척 괴로웠지만, 음악만 할 수 있어 한편으로 무척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이라는 것, 참 좋다. 이 땅의 많은 음악가들에게 많은 박수와 격려를 계속 해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저는 열심히 내일도 노래하겠다”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청파소나타’ 앨범은 ‘최우수 포크 음반’에도 선정됐으며 수록곡 ‘서울역에서 출발’은 ‘최우수 포크 노래’를 수상했다.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노래를 수상했다. 영상으로 전한 수상소감을 통해 멤버 정국은 “저희의 진심이 많은 분들께 닿은 것 같다”며 “값진 상을 주신 만큼 저희 모두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인상은 ‘꿈에서 걸려온 전화’ 앨범을 낸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이 받았다. 공로상은 들국화에게 돌아갔고, 선정위원회 특별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음반 프로젝트 ‘이야기해주세요’의 몫이었다.
그 외 장르부문별 상에서는 밴드 ABTB가 정규 2집 ‘데이드림’ 앨범과 동명의 곡으로 최우수 록 음반 및 노래를 나란히 받았다. 26년만에 새 앨범 ‘푸른 베개’를 낸 조동익은 최우수 모던록 음반을 수상했다. 재즈 뮤지션 말로가 송창식의 주요 대표곡들을 리메이크한 ‘송창식 송북’ 앨범은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 음반’ 부문을 수상했다. 퓨전 국악 밴드인 추다혜차지스의 ‘Ritual Dance’가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에서 수상한 것도 이채로웠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인기와 판매량보다 음악적 성취를 기준으로 삼는 시상식으로, 평론가와 음악방송 PD, 대중음악 전문기자 등 전문가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한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