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주 잔액과 생산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공장이 조기 안착하고 4공장 수주가 가시화하며 실적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신약 개발을 선언한 뒤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가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코로나19 불구 잇따른 수주에 호실적=2월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 1,648억 원, 영업이익 2,9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매출은 지난 2011년 4월 창립된 이래 9년 만에 연간 1조 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호실적의 원인으로 잇따른 추가 수주에 따른 3공장 조기 안착을 꼽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위탁생산(CMO) 누적 47개, 위탁개발(CDO) 누적 63개를 수주했다. 4분기 공장 가동률은 50%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대면 영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실시간 가상 투어를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 및 검사를 지원하는 노력으로 전사적 수주 역량을 강화한 결과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집계될 3공장 생산분이 4분기 매출로 인식되며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27% 웃돈 3,753억 원, 4분기 영업이익도 전망치를 34% 상회한 926억 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4공장 기대감에 목표가 108만 원=3공장이 조기 안착하며 관심은 자연스레 지난해 하반기 인천 송도에 착공한 4공장에 쏠린다. 오는 2023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4공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생산 규모 25만 6,000ℓ의 공장으로 건설되고 있다. 4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총 62만ℓ로, 글로벌 CMO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성과에 따른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지난해 ‘루센티스(안과 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SB11이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 심사에 들어갔고 ‘프롤리아(골격계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B16도 임상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목표 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가를 100만 원,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108만 원을 제시했다. 지난달 88만 원까지 올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26일 75만 원에 장을 마쳤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공장의 가동률 상승세를 감안하면 4공장 역시 매출 상승세가 가파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추가적인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기대…주가로 이어질까=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MO와 CDO,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사업도 검토해 세 가지 사업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사업 강화에 더해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과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R&D 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미국 보스턴과 유럽·중국 등에 차례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보여줄 리더십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로슈와 제넨텍을 거쳐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존 림 사장은 3공장의 운영을 총괄하며 수주 확보 및 사업 조기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존 림 사장은 “지난 10년간은 사업 안정화 및 생산 규모 확대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확대하는 다각화된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