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기반으로 한 기억 훈련 프로그램 '두뇌 톡톡'이 치매 발현을 지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이준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2019년 10월∼2020년 2월 60세 이상 노인 80명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8주 동안 하루 3회 두뇌톡톡을 이용한 집단 40명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 40명의 인지 능력을 비교한 결과 두뇌톡톡을 이용한 집단의 장기기억력, 언어 유창성, 작업기억력이 각각 13%, 11.4%, 15.5% 향상됐다. 언어 유창성은 사고 유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작업기억력은 학습 기능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단기 기억이다.
이 교수팀은 "두뇌톡톡은 국내외 의료시설에서 치매 예방·관리에 활용하는 대면 '메타기억훈련'(MMT)'과 유사한 효과가 있다"며 "두뇌톡톡이 오프라인 훈련처럼 치매 발현율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메타기억이란 자기의 기억력을 모니터링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메타기억훈련은 주요 일선 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인지기능 강화를 위해 활용 중이다. 이 교수는 이어 “두뇌톡톡은 AI 스피커를 통해 일상 속에서 손쉽게 활용 가능하고 보급도 용이하다”며 “치매 예방 및 관리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팀의 논문은 의료정보학·헬스케어 분야의 국제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1999년 창간된 JMIR는 SCI(과학인용색인)급 학술지로 의료정보학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위상을 가졌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기반 기억훈련 프로그램이 치매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한 논문이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에 게재돼 처음으로 의학적으로 검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스피커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이용 가능하고, 콘텐츠 업데이트도 용이하다. 또 병환 등으로 훈련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어르신들도 활용할 수 있고, 전문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보급해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들과 연계해 취약계층 어르신 약 8,000명을 대상으로 AI 돌봄 서비스의 일환인 ‘두뇌톡톡’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해 8월부터는 자사 인공지능 기반 시니어 특화 서비스 ‘누구 오팔’을 통해 유료 이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교수팀이 설립한 디지털치료 스타트업 '이모코그'와 협업해 두뇌톡톡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보다 많은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유웅환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은 "SK텔레콤의 AI 기술과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