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지는 시진핑 방일…日 언론 "연내 힘들 듯"

홍콩·위구르 갈등에 일정 조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일본 방문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보도가 일본 매체로부터 나왔다. 시 주석의 방일은 당초 지난해 봄으로 예정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는데 최근 중국 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이나 홍콩 문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긴장 강화 등으로 일정이 다시 미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시 주석의 방일은) 의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수습과 상관없이 연내 실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대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일 수교 정상화 50주년인 내년 이후에나 시 주석의 방일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시 주석의 연내 방일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홍콩·위구르 문제와 센카쿠열도의 긴장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일본 정부가 시 주석을 초청할 경우 위구르의 인권 탄압 등을 묵인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은 해경의 무기 사용 근거를 마련한 해경법을 지난달 시행했는데 이후 센카쿠열도에 중국 선박의 진입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미중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일본 정부로서는 부담스럽다. 이날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3월 한 달간 군사훈련을 벌인다. 실제 광둥 해사국은 남중국해 레이저우 반도 서쪽 해역의 반경 5㎞ 이내 특정 범위에서 군사훈련을 하며 다른 선박의 진입이 금지된다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서도 남중국해 긴장이 계속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여러 종류의 정찰기를 남중국해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는 상황에서 섣불리 시 주석의 방일을 추진해서는 외교적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할 만하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