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
인공지능(AI)이 일상생활에 자리잡으면서 일자리와 업무 형태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0년 41조 원(한국신용정보원 기준)으로 2025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20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업무나 비즈니스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알고리즘랩스는 바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AI 보편화 솔루션제공 스타트업이다. 2일 서울경제와 만난 손진호(사진) 알고리즘랩스 대표는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기업 전체에 AI를 적용하기보다는 실무자 개개인이 필요한 AI를 직접 함께 만드는 방식을 추구한다"며 "지난해 솔루션을 본격화해 국내 70여 개 주요 대기업, 4,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6개월만에 14개의 AI 프로젝트가 현장에 적용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학창 시절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은상을 받았다. 삼성 소프트웨어(S/W) 멤버십 AI 연구를 맡았고 ‘K-Global DB Star’에 선정됐다. 또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는 등 AI 분야 기술 전문성을 인정받는 청년 창업가다. 그는 AI 대중화를 위해 2017년 창업한 알고리즘랩스를 통해 AI 파이프라인을 최적화하는 'AI 솔루션 옵티마이저'를 내놓았다. 옵티마이저는 프로젝트 단위로 AI 모델을 매번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가장 최신의 적합한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구축해 주는 게 강점이다. 단순 반복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는 물론 맞춤형 A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도 있도록 지원해 준다. 손 대표는 "전문가들도 막상 실무 현장에서는 AI를 통해 자신의 업무 영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라며 "프로그래밍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웹 세미나를 통해 AI를 이해한 후, 직접 본인 업무에 어떤 AI가 필요할지 기획안을 만들고 솔루션을 통해 최적의 AI 앱을 함께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의 시작점이 되는 기업 교육을 포함해 발빠르게 비대면으로 전환한 게 지난해 빛을 봤다. 이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비대면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기반지원자금을 지원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기업 교육이 전면 중단됐다가 중진공의 긴급 수혈로 비대면으로 변환하자 수주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새 솔루션은 온라인으로 임직원 AI 교육부터 컨설팅을 통한 기획안 도출과 원격 코칭으로 AI 앱 개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미 현대차, KB캐피탈,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도 알고리즘랩스의 교육을 통해 솔루션을 적용했다. 손 대표는 "인사(HR)나 경영 관리부터 영업, 연구·개발(R&D), 구매까지 전 영역에 다양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외부에 시스템 구축(SI) 용역을 맡기는 것보다 10~20% 수준으로 비용이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에는 KT인베스트먼트, 한화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AI 바우처 공급 기업으로 선정돼 중소·중견 기업에도 AI 솔루션을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손 대표는 솔루션의 고도화와 자동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올해 목표로 삼았다. 그는 "현업 담당자의 기획안을 의도에 맞게 자동으로 프로그램화해 앱 개발 시간과 절차를 대폭 단축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유형별로 30개가량 만든 AI 앱을 올해는 10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