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사건 배제” 임은정에 추미애·박범계 지원사격…대검은 곧 사건 결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 감찰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의 주장과 관련해 “노골적인 수사방해”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또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대검이 임 부장검사에게 사건 수사를 맡기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3일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은 임은정 검사의 사건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전날 모해위증 사건 감찰 업무와 관련해 “수사권을 부여받은 지 7일 만에 직무배제 됐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어떤 이유이든 노골적인 수사방해”


추 전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검사들에 대한 모해위증교사 공소시효가 이달 하순으로 임박했다”며 “검찰총장이 배당권이건 직무이전권이건 어떤 이유로도 사건을 뺏는 것은 지휘권의 부당한 남용이자 노골적인 수사방해”라고 했다.


또 추 전 장관은 지난해 4월 대검찰청의 감찰 사건 배당 과정을 윤 총장의 징계 사유로 포함시켰는데 징계위원회에서 무혐의 종결된 것을 언급하며 “그때의 대검 차장이 조사를 거부했다”고도 밝혔다. 당시 대검 차장은 구본선 광주고검장이다.


마지막으로 “상당한 기간 감찰을 통해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검사에게 사건을 뺏어 더 이상 수사를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대한민국 검찰총장의 태도인가”라고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다 중수청 설치와 관련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반발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과천=연합뉴스

◇박범계 “수사하게 하는 게 맞아”


박 장관도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임 부장검사의 감찰업무 배제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말을 했다. 박 장관은 “그간 대검은 ‘수사를 못 하게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해왔고, 그것이 법무부에 대한 일종의 요구나 항의 아니었느냐”고 반문하며 “그런데 임 부장검사를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건 그간의 대검 입장과는 좀 상반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어느 쪽에 유리하든 불리하든, 그게 소위 대검이 말하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든, 제 식구 감싸기와 관련된 수사든 검사는 혐의가 있으면 수사할 수 있고 수사하게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임은정 “수사권 부여 7일만에 직무배제”


전날 임 부장검사와 대검은 대검 감찰부 내의 한 전 총리 사건의 배당과 관련해 엇갈리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임 부장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수사권을 부여받은 지 7일 만에 직무이전 지시를 받아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배제 됐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소속 검사의 직무를 다른 검사에게 처리하게 할 수 있게 규정한 검찰청법 7조의2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대검 감찰부에서 한 전 총리의 모해위증 관련 사건 2건을 집중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정식 배당 없이 조사했던 것”


그러나 대검 측은 “임 부장검사에게 한 전 총리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며 직무 배제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대검은 “오늘 처음 감찰 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임 부장검사를 포함해 사건 조사에 참여한 검사들 전원의 의견을 취합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가 그동안 정식 사건 배당도 받지 않은 채 조사를 한 만큼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한 것을 직무이전 지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임 부장검사가 감찰3과장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직무에서 배제된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연합뉴스

이에 대해 임 부장검사는 “감찰부장 지시에 따라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조사한 지 벌써 여러 달”이라며 “제가 직접 조사한 사건에서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전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제부터 감찰3과장이 주임검사’라는 서면 지휘서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 수사권을 박탈하고자 한다면 검찰총장님이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검찰청법 제7조의2에 따라 직무이전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해 이렇게 서면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무 배제가 아니라는 대검의 설명에 대해선 “조사 결과와 수사 전환하겠다는 의견은 검토보고서 등을 통해 법무부, 총장, 차장에게 다 보고했다”며 “조사 결과와 의견을 다 기록에 현출했고 이미 제시했으니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검찰, 공소시효 만료 전 결론 방침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22일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이 나면서 수사권을 부여받았다. 이에 대검이 법무부에 수사권 부여의 법적 근거를 질의하자, 법무부는 이날 “수사권 부여에 관한 검찰총장의 별도 지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회신했다.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의 감찰3과장 배당은 이날 법무부 회신 직후 이뤄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대검 감찰부에 배당됐으나, 주임검사 지정은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나서 이뤄진 셈이다. 한 전 총리의 모해위증 관련 사건 2건 오는 6일과 22일 공소시효가 각각 만료된다. 대검은 임 부장검사 등 검사들의 의견을 보고 받은 뒤 공소시효 만료 전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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