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창당할까 입당할까…'바깥'에서의 싸움 시작됐다

[윤석열 총장 전격 사퇴]
"헌법정신·법치 시스템 파괴
상식 무너지는 것 볼 수 없어
어떤 위치 있든 국민 보호할 것"
文대통령, 1시간 만에 수용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오승현 기자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연일 격앙된 목소리를 내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중수청 설치에 따른 수사와 기소 분리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여 남은 시점이라 ‘선거 정국’에 쓰나미급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윤 총장이 사의 표명 과정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권 출사표'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이로써 대검찰청은 사실상 5일부터 조남관 차장검사의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다.


윤 총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사의 표명 글에서도 “더 이상 반부패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검찰 수사권 폐지와 중수청 설치는 검찰 개혁이 아닌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공개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이를 전격 수용했다. /오승현 기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선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을 정부 여당에서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 개혁 시즌 2’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고 있다. 앞서 2일 언론 인터뷰나 3일 대구고검·지검 방문에서 정부 여당에 날 선 발언을 했던 것이 사퇴의 전초전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을 사실상 정계 진출의 메세지로 해석한다. 대선을 약 1년여 앞두고 전격 사퇴하면서 스스로 정계 진출 가능성에 불을 붙인 것이다. 윤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과정 등에서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만큼 앞으로 보궐선거에서도 핵폭탄급 여파가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 총장의 공개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이를 전격 수용했다. 또 최근 검찰 인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에는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안현덕 기자 always@sedaily.com,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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