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 다시 1%대로 올라서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0년 만에 최대인 16.2%나 급등해 농산물 값 상승이 주도하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7.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1.1%) 이후 최대치로 농축산물 수급 여건 악화와 유가 등 원자재 값 상승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농축수산물은 한파에 따른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피해, 설 명절 수요가 겹치며 2011년 2월(17.1%) 이후 가장 높은 16.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산물만 보면 물가 상승률은 21.3%에 달했다. 파(227.5%), 양파(71.2%), 사과(55.2%), 쌀(12.9%) 등이 크게 올랐다. 계란은 41.7% 뛰며 해외 수입 확대에도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계란·양파 등 농축산물 가격 상승은 외식 물가에 반영돼 개인 서비스 상승 폭도 1.6%로 확대됐다.
국제 곡물가 상승과 중국발 곡물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식탁 물가가 불안해지며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있어 오름세가 이어질 것 같다는 예측은 가능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8.9% 뛰어 지난해 10월(19.9%)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 폭을 나타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0.8% 올라 석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