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체제와 맞지않는 공자의 유학…대외 기관 '공자학원' 이름도 바꿔

[최수문의 중국문화유산이야기] <12-1> ‘명·청시대 최고학부’ 국자감·공묘
해외선 스파이 활동 비난 표적

베이징 공묘 입구에 있는 공자상의 모습. /최수문기자

중국이 베이징 공묘(孔廟)를 유지하며 겉으로는 공자를 높이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브랜드로서 당연히 부각시켜야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와 서로 맞지 않아서다. 유학의 창시자 공자가 현대 중국의 ‘계륵’이 된 셈이다.


공자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이슈는 중국 정부의 해외 문화 전파 기관인 ‘공자학원’의 이름 교체다. 지난 2004년 도입된 공자학원은 공자의 세계적 명성에 의지해 중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려 했다. 현재는 오히려 국가 이미지에 마이너스다. 공자학원이 미국·한국 등 진출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다며 비난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공자의 명성까지 훼손될 상황이 되자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이 기관의 이름을 아예 바꿨다. 새로운 이름은 ‘중외언어교류협력센터’으로 정해졌다. 공자는 아예 사라진 것이다.


공묘도 대접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공묘와 국자감에는 특히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관광객 밀집도에서는 공묘 바로 옆에 있는 티베트 불교 사원 ‘옹화궁’에도 한참 못 미친다. 옹화궁은 사시사철 향 연기가 가시지 않는다.


중국의 현 집권 세력인 공산당은 공자를 대표로 하는 전통문화를 부정한 데서 그 역사를 시작한다. 중국은 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선전 특집을 잇따라 방송하고 있는데 공산당의 시작을 지난 1919년 5·4 운동으로 본다. 5·4 운동은 유학 등 전통에서 벗어나자는 이른바 신문화운동이었다.


공자에 대한 역대 최악의 공격은 문화대혁명 때였다. 홍위병들은 공묘를 파괴하고 진사제명비 등 많은 유물을 훼손했다. 하지만 현재 공묘나 국자감 어디에도 이러한 어두운 역사를 안내하는 곳은 없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